아직은 뭘 만들까 생각보다는 만들어 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걱정이랄까 초반에는 무작정 만들었었는데 그러다 보니 형태만 있고 어떻게 사용할 지 몰라서 형태만으로 남겨진 것들이 좀 있다. 브로치? 책갈피? 쥬얼리? 그런데 연상이라면 연상된 생각이지만 길을 걸어다니다 보면 드는 생각은... 예를 들어 신호등은 세로로 3개에 각각 빛을 보호해주는 듯한 모자가 있고 그건 서로의 빛이 겹치지 않기 위해서겠지 그래서 저런 형태를 지니고 있구나 싶은 것들도 있고 아직은 잘 알아보지 않아서 머 귀찮은 것도 있고 예를 들어 기와는 왜 저런 모양인지 이유를 아직 모르겠는 것들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모든 것에는 이유 - 의미가 있고 확실한 용도가 있는 것 같다. 그럼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의미와 용도가 있는 걸까? 의미나 용도 없이 형태가 먼저 나온 것들은 없을까? 생각하다보니 드는 생각은... 자연. 자연물은 의미나 용도가 없이 그냥 (제 멋대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고 용도를 지정할 뿐... 머 꽃은 그냥 피어난 건데 장식용으로 사용한다 던지 그냥 그런 모양과 색으로 피어난 건데 꽃말이라던지 탄생화라던지 해서 의미를 부여한다던지 .... 꼭 의미와 용도가 있어야만 하는 걸까? .... 그냥 만들어 내면 안되는 걸까? .... 절대 안되는 건 아니겠지 .... 의미가 있으면 조금 더 특별해지고 조금 더 애착이 가고 조금은 더 사랑스러워서 아끼게 되고 그래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에 의미부여를 하곤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유 없이 사랑받는 것들이 있을까? .... 의미라는 게...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의미와 용도가 없던 것에 의미와 용도를 부여하는 이유는 '소통'하기 위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만든 것들이 누군가에게 조금 더 특별하고 애착이 가고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엄청 강하니까. 물론 내가 생각하는 의미보다는 새로운 주인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면 더 기쁠 거 같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역할은 "만들어내는 것" 여기까지 애착과 애정을 강요할 수는 없는 아니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건 사실이니까 그냥... 사람들 마음에 가시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마음도 보들보들 따스해지지 않을까 요상한 생각이 드는 요상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