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어릴 땐 설득력이 있게 들려왔다. 전체를 보고 멀리 내다보고미래를 예측할 줄 아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뜻일 거다. 물론 전체를 볼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Details matter. 세밀한 부분이 중요하다."는 말이언제부턴가내 마음 속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콕 박혀있다. 그래서 뭔가 보거나 생각할 때부분(?)에 집중하는 버릇이 생긴 듯 하다. 사진을 찍을 때에도제일 좋아하는 제일 예쁘다 생각하는제일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을 담는다. 부분에 집착하고 부분만을 기억하고 저장하는 건전체를 상상하는 여지를 남기고 싶어서일까? 저장되고 기억된 이미지를 보면서전체를 까먹어서 전체를 상상하기도 하다가나중에 전체를 보면그만큼 또 색다른 느낌으로 새롭게 다가오고그럼 또 다른 부분에 시선이 머무르고그럼 또 그 부분을 기억하고 저장하고...의 반복. 그래서 그런지 그림, 사진, 풍경...좋아하는 상(像)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볼 때 마다 새롭게 다가오는내가 모든 걸 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또"기억은 어차피 불완전해서자기 안에서 자신이 새롭게 만들어버린다"이런 이유도 있을 거 같다. 사람도 마찬가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항상'상대방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불화를 일으키는 것 같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잊어버리게 된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다'는 거. 이런 생각을 항상 하는 거 자체가 어렵다.상대방이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고내가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고어쩌면 이런 생각이 벽을 쌓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도 사람은 변하고그러니까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해도과거를 잘 아는 것일 뿐,그 사람의 모든 것을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쓸쓸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어떻게 보면 이 사고방식이세상을 재미있게 살아가는 방법들 중하나이기도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