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음식점들을 많이 보게 된다. 처음 오픈할 때는 음식의 장르가 한 가지이거나혹은 메뉴의 폭이 좁다. 몇 달이 지나고 나면 메뉴가 점점 늘어난다.점심특선을 선보이며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 찾아가는 사람들이 조금 늘어난다.혹은 그대로이다. 몇 달이 더 지나면메뉴가 많아지고 음식의 장르를 잘 모르겠고디저트나 커피를 넣어 세트 메뉴를 선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조금 더 늘어난다.혹은 그대로이다. 처음 오픈했을 때의 가게 이미지는 희미해진다. ... 집 근처 가게에서 점심을 먹다가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 역시 음식점과 같지 않을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길 바란다면유명해지길 원하면처음 가게를 오픈했을 때의신념이나 정체성은 타협해야 하는 것일까? 문을 닫는 가게들이 있는 가 하면그 지역 사람들의 입맛, 상황에 맞추어변해가는 가게들이 있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이 다 다른 만큼정답은 가게의 수만큼 있겠지? 내 브랜드를 알리고 수익을 내기 위한 정답은 나에게 있다. "미끼상품을 개발해서 접근성을 늘려라."브랜드를 런칭하고 나서 많이 듣는 조언들 중 하나이다. 미끼상품…브랜드의 감성을 지닌 저렴한 상품? 저렴한 상품을 만들자’ 생각하며디자인을 하다보면 걸리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디테일을 줄여 디자인을 단순화시키려 했다. 그런데 그런 디자인에 난 만족할 수 없다. 이왕 만드는 거 예쁘게 만들고 싶다. 보면 볼 수록 계속 보고 싶게 만들고 싶다 구매자가 내 제품에 투자한 만큼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나의 감성에 공감해 준 만큼의 보답을 건네주고 싶다. 경제적 여유와 시간이 간당간당하게 아직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러니까 더욱 만족할 만한 이쁜 제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브랜드의 감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저렴하고 예쁜 디자인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내가아직 부족한 걸 수도 있겠지만 이런 저런 메뉴를 늘리면서모든 사람들의 입맛과 상황에만맞추어가려 하는 가게가 되고 싶진 않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의 취향을 맞출 수는 없는 것이고그런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각자 자기만의 취향을 지니고 있기에 내 브랜드 감성에 공감해서 구매하는 건나에겐 너무나 감동적이고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난 지금’은 예쁜 것에만 집중하려 한다. 내겐 너무 소중한 공감을 경험하고 싶으니까 ㅈㅎ의 말처럼‘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시간을 견디는 인내인 것 같다.